동남아시아 국가 중 유독 베트남만이 로마자를 공식 문자로 사용합니다. 익숙한 한자 문화권에서 어떻게 갑자기 로마자 기반의 문자가 정착했을까요? 오늘은 17세기부터 프랑스 식민 시기를 거쳐 국민의 언어 생활 속으로 깊이 들어온 ‘Quốc Ngữ(꽉응)’의 탄생과 확산 과정을 살펴봅니다.
[베트남 구시가지의 옛 간판 (쯔놈 vs quốc ngữ 비교)]
2. 17세기, 선교사들이 도입한 로마자 표기
배경: 17세기 전후, 유럽 가톨릭 선교사들이 동남아에 진출할 때 베트남어를 문자화할 필요성이 제기됨
주요 인물: 프랑스 출신 선교사 알렉상드르 드 로드(Alexandre de Rhodes)
성과: 사람들의 발음을 로마자로 기록한 최초의 표기법이 탄생 → 후일 ‘Quốc Ngữ’의 시초가 됨
[Alexandre de Rhodes 초상화]
3. 쯔놈(Chữ Nôm)의 한계
한자 기반 복합 문자: 베트남 고유어를 표현하기 위해 한자에 새로운 부호를 결합
문해율 저하:
문자가 지나치게 복잡
한자를 모르는 백성에게는 더 어려움
공식 사용 실패: 일부 왕조에서 쯔놈을 공식 문자로 채택했으나, 학습 난이도로 인해 널리 보급되지 못함
4. 프랑스 식민 통치와 로마자의 확산
식민 정책:
전통 한자·쯔놈 문화를 단절하고, 지배 효율을 높이기 위해 로마자 기반 문자를 장려
관료·교육 기관에서 로마자 교육 실시
교육과 계몽:
초기에는 지식인 반발이 컸으나, 19~20세기 근대 교육·서양 과학 수용 필요성 대두
로마자 교육을 통해 국민 문해율 향상 → 근대화의 토대 마련
5. 주변국의 문자 개편 사례
말레이시아
14세기 이슬람권 아랍 문자 사용
영국 식민 통치 후 로마자 도입
인도네시아
네덜란드 식민 시기 로마자화
다양한 현지어 발음 반영
베트남뿐 아니라 식민 지배를 거친 동남아 국가들이 로마자 기반 문자 체계를 확립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7. 맺음말
베트남의 Quốc Ngữ는 단순한 문자 변화가 아니라, 종교·식민·교육·근대화가 맞물린 복합적 산물입니다. 현재베트남 국민의 일상 속에 깊이 스며든 로마자 문자는, 국민 문해율을 높이고 근대 과학·문화를 받아들이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여러분도 다음 베트남 여행 시 도로 표지판 하나하나에 담긴 역사를 떠올리며 걸어보세요!